지역별 공공 자전거 이용 가능 시간대, 정말 다를까?
자전거는 더 이상 여가용 교통수단이 아니다.
출퇴근, 심야 이동, 야외 운동, 도시 관광 등 다양한 상황에서 우리는 ‘공공 자전거’라는 이름 아래 누구나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을 원하게 되었다.
2025년 현재, 서울의 따릉이를 비롯해 대전의 타슈, 세종의 어울링, 울산의 피프틴, 창원의 누비자, 강원의 타조 등 전국 주요 도시들은 각기 다른 브랜드의 공공 자전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.
하지만 이들 사이에는 단순히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다. 그 중에서도 ‘이용 가능 시간대’는 도시별로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요소 중 하나다.
어떤 도시는 24시간 내내 운영되지만, 어떤 도시는 밤 10시 이후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. 이 차이는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라, 때로는 야간 귀가, 긴급 이동, 새벽 출근 같은 삶의 리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.
“왜 어떤 도시는 24시간이고, 어떤 도시는 시간 제한이 있는 걸까?”
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, 필자는 서울, 대전, 세종, 울산, 창원, 속초를 직접 돌아다니며 각 지역의 공공 자전거를 실제로 ‘야간’과 ‘새벽’ 시간에 사용해본 체험을 바탕으로 글을 작성했다.
1. 공공 자전거, 모두 24시간 이용 가능한 건 아니다?
1-1. 처음엔 몰랐다, ‘공공 자전거 운영 시간 제한’이 있는 줄은
서울에서 따릉이를 자주 타던 나는, 대전 출장 중 퇴근 후 타슈를 타고 숙소로 가려다가 당황했다.
앱에 “이용 가능 시간 초과”라는 문구가 떴고, 아무리 버튼을 눌러도 자전거는 대여되지 않았다. 그때가 정확히 22시 01분이었다.
이 일을 계기로 “공공 자전거가 다 같은 줄 알았던 내 착각”이 깨졌다.
이후 다른 도시들도 직접 방문하여 심야 시간대에 이용 가능한지, 운영 시간 외 시도 시 어떤 메시지가 뜨는지, 야간 조도 상태나 앱 반응은 어떤지 등을 모두 테스트했다.
1-2. 시간대 제한, 단순한 정책 문제는 아니다
운영 시간 제한은 각 지자체의 예산, 관리 인력, 방범 환경, 시민 민원, 도시 구조 등 복합적인 이유에 의해 결정된다.
- 서울은 자율 운영과 디지털 감시 시스템 덕에 24시간 가능
- 대전은 무인 거치대 + 방범 우려로 심야 운영 제한
- 세종은 자전거 도로 특성상 야간 사고 가능성 우려
- 창원, 울산 등은 출근형 교통 수단의 특성에 맞춰 운영 시간 유연화
2. 서울 ‘따릉이’ – 24시간 운영의 대표 모델
2-1. 운영 시간
- 24시간 전 구간 무제한 이용 가능
- 심야(00:00~05:00) 대여 제한 없음
2-2. 체험 후기
나는 새벽 4시 30분, 마포구 대흥역 인근에서 따릉이를 타고 여의도로 출근한 적이 있다.
앱을 켜고 QR코드 스캔만 하면, 낮과 동일하게 대여되었다. 자전거 라이트도 자동 점등되어 야간 안전성도 충분히 확보됐다.
“심야에 택시 안 잡힐 때 따릉이 하나면 해결되니, 이게 진짜 시민 인프라죠.” – 직장인 오00(33세, 서울 성동구)
3. 대전 ‘타슈’ – 06:00~22:00, 운영 시간의 아쉬움
3-1. 운영 시간
- 이용 가능 시간: 오전 6시 ~ 오후 10시
- 22시 이후 대여 불가, 자동 잠금 전환
3-2. 직접 사용 후기
22시 이전에는 편하게 탈 수 있었지만, 정확히 21:59까지 대여된 자전거라도 22시가 넘으면 강제 반납 요청이 앱에 뜬다.
야간 귀가, 심야 알바 퇴근 등 이용자들의 불편이 크다.
“밤 10시 넘어서 타슈 타려다가 앱에 ‘운영 시간 종료’ 떠서 그냥 걸어갔어요.” – 대전 유성구 대학생 김재원(21세)
4. 세종 ‘어울링’ – 05:30~23:30, 사실상 24시간에 가까운 운영
4-1. 운영 시간
- 05:30~23:30까지 사용 가능
- 심야 시간은 이용 제한 있음
4-2. 필자 체험 메모
호수공원 근처에 숙소를 잡고, 밤 11시 20분에 어울링을 타고 이동했다. 앱이 정상 작동되었고, 대여 및 반납도 문제없이 되었다.
단, 23시 30분이 넘으면 대여 자체가 차단되고, 이미 탑승 중이더라도 종료 권고 메시지가 나온다.
5. 울산 ‘피프틴’ – 24시간 운영, 전기 자전거로 심야에도 여유롭게
5-1. 운영 시간
- 전일 24시간 운영
- 야간/새벽 전기 자전거 주행 가능
5-2. 야간 사용기
밤 1시에 울산 병영시장 인근에서 피프틴 전기 자전거를 탔다.
배터리 상태를 앱에서 미리 확인하고, 언덕길도 가볍게 오를 수 있었다.
QR 인식도 늦지 않았고, 라이트가 밝아 야간 이동이 전혀 어렵지 않았다.
“밤에 언덕길 올라갈 일 많아서 피프틴 덕에 숨 안 찹니다. 택시보다 이득이에요.” – 울산 시민 조00(40세)
6. 창원 ‘누비자’ – 24시간 운영, 단 앱 반응 속도는 개선 필요
6-1. 운영 시간
- 전일 24시간 운영
- 야간에도 거치소 전 지역 이용 가능
6-2. 직접 체험 후기
밤 11시 45분경, 창원시 성산구 중앙대로 인근에서 누비자를 탔다.
전용 카드로 거치기를 해제했고, 20분간 라이딩 후 다른 거치소에 반납했다.
다만, 앱으로 자전거 위치나 상태 확인하는 기능은 밤에는 로딩 속도가 느렸다.
7. 속초·춘천 ‘타조’ – 24시간 운영 가능, 다만 정기권은 아직 없음
7-1. 운영 시간
- 24시간 이용 가능
- 앱 기반 대여, 정기권 미도입
7-2. 새벽 자전거 타보기
속초 해변 인근에서 새벽 5시에 타조를 이용했다.
대여와 반납은 원활했지만, GPS 오차로 인해 자전거 위치 찾기에 시간이 조금 걸렸다.
관광지인 만큼, 새벽 풍경을 자전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.
지역별 공공 자전거 운영 시간 비교 요약
도시 | 서비스 | 운영 시간 | 24시간 | 편의성 | 운영방식 |
서울 | 따릉이 | 24시간 | 가능 | 매우 우수 | 앱 QR 기반 |
대전 | 타슈 | 06:00~22:00 | 불가 | 불편함 큼 | 단말기 중심 |
세종 | 어울링 | 05:30~23:30 | 부분 가능 | 보통 | 앱 + 단말기 혼합 |
울산 | 피프틴 | 24시간 | 가능 | 전기 자전거로 편리 | 앱 QR 기반 |
창원 | 누비자 | 24시간 | 가능 | 보통 (앱 속도 느림) | 카드 + 앱 병행 |
속초/춘천 | 타조 | 24시간 | 가능 | 양호, GPS 정확도 낮음 | 앱 중심 QR |
‘공공 자전거는 언제든 탈 수 있다’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.
서울, 울산, 창원, 속초/춘천처럼 24시간 운영되는 도시도 있지만, 대전과 세종처럼 야간 운영을 제한하는 도시도 존재한다.
이 차이는 예산, 안전, 관리 인력, 시민 수요에 따라 결정되지만, 이용자 입장에서는 시간대 제한이 심각한 불편이 될 수 있다.
특히 야간 근무자, 심야 귀가자, 이른 출근자 등에게는 공공 자전거의 운영 시간은 이동권을 좌우하는 문제이기도 하다.
정리하자면:
- 야간/심야 사용 필수인 사람은? → 서울(따릉이), 울산(피프틴), 창원(누비자) 추천
- 낮 시간대만 이용한다면? → 대전(타슈), 세종(어울링)도 충분
- 관광지에서 새벽 라이딩 즐기고 싶다면? → 속초·춘천(타조)
공공 자전거는 그 자체가 도시를 나타내는 모빌리티 인프라의 수준이다.
언제, 어디서든 탈 수 있다는 ‘접근성의 자유’는 공공 자전거가 갖는 최고의 가치이자 가장 필요한 개선 과제다.
이제는 시간도 교통 복지다.